1. “택시비 0원” 짱구에서 시작된 자유여행의 가장 완벽한 첫날 짱구에 처음 도착한 날, 저는 솔직히 반신반의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발리는 늘 교통체증 악명으로 먼저 떠오르는 곳이었고, “택시비 0원”이라는 말이 과연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문을 나서는 순간, 그 의심은 단숨에 설렘으로 바뀌었습니다. 바닷바람이 그대로 얼굴을 스치고, 슬리퍼를 끌고 몇 걸음만 걸어도 모래가 발아래로 느껴졌습니다. 그날 제 여행은 택시 앱조차 열어보지 않은 채 시작되었습니다. 짱구 도보 여행 이라는 말이 이렇게 현실적일 줄은 몰랐습니다. 숙소 앞 골목은 아직 이른 아침이라 조용했고,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커피 갈리는 소리만 잔잔하게 들렸습니다. 따뜻한 공기 속에 섞인 바다 냄새는 묘하게도 커피 향과 잘 어울렸고, 그 냄새 하나로 졸음은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아, 오늘은 아무 계획 없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보통 여행 첫날은 동선, 이동, 시간 계산으로 머리가 복잡한데, 이날만큼은 그런 걱정이 전혀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도보권 여행 하나로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걸어서 해변으로 향하는 길은 생각보다 훨씬 짧았습니다. 스마트폰 지도에 찍힌 숫자는 고작 오 분 남짓이었지만, 체감상은 더 짧게 느껴졌습니다. 발리는 첫인상이 중요한 도시인데, 짱구는 그 첫인상을 아주 묘하게 만들어 줍니다. 번잡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심심하지도 않은 경계선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파도 소리를 처음으로 바로 눈앞에서 들었을 때, 저는 잠깐 걸음을 멈추고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해변 도보 숙소 의 진짜 의미를 몸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해변에 도착하니 이미 서핑보드를 들고 나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물속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파도를 기다리며 바다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고, 누군가는 모래 위에 보드를 눕힌 채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장면이 마치 한 장의 엽서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잠...